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격 상승의 중심이 강남권에서 외곽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강서·은평·성북·관악·구로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에서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이는 대출 규제와 자금 조달 환경 변화가 실수요자의 주택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8%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각각 0.18%, 0.20%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전국 17개 시·도 중 14곳이 상승세를 보였다. 6월에도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57%로 4월과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중 20곳이 2021~2022년의 이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특히 강서·은평·성북·관악·구로는 올해 새 전고점을 돌파했다. 이처럼 과거에 강남권과 한강변 일부 지역에 국한됐던 가격 회복이 비강남권과 외곽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는 정부가 시행한 고강도 대출 규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출 한도가 제한되면서 고가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기자본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자금력이 제한된 실수요자는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외곽 지역으로 수요를 옮기게 됐다. 이 과정에서 중저가 단지의 가격 회복 속도도 함께 빨라졌다.
아울러 신축 아파트 분양가 상승과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매매 수요의 외곽 집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4% 올랐으며,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16%, 0.17% 상승했다. 6월 월간 기준으로 서울은 0.82%, 경기는 0.79%, 세종은 0.76%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주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임차 수요는 매매로 전환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 상승이 단순히 강남에서 외곽으로 온기가 퍼지는 현상만은 아니다"라며 "대출 규제가 고가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를 밀어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의 목적은 시장 과열 진정이지만, 실제로는 자금 조달이 가능한 가격대에 수요가 집중되며 외곽 지역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북·금천·도봉·중랑·노원 등 아직 전고점을 넘지 못한 지역들도 상대적 가격 매력도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실수요 유입이 계속된다면 하반기에는 서울 25개 자치구가 모두 과거 최고가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실수요 기반의 안정적 회복인지, 아니면 대출 규제에 따른 일시적 수요 이동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금리 변동, 대출 정책, 입주 물량, 전세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중저가 지역으로 집중된 수요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주택 시장은 고가 주택 선호에서 구매 가능한 매물 확보로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가 집값 안정보다는 수요의 지역 분포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효과와 외곽 지역 부동산 시장 동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