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인구가 2019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가구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인구는 2006년 4899만명에서 2019년 5185만명으로 증가했다가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주민등록 세대 수는 2006년 1833만세대에서 지난해 2430만세대로 32.6% 증가했다.
가구 규모 변화도 두드러졌다. 1인 가구는 2015년 520만여 가구에서 지난해 824만여 가구로 58.4% 증가했고,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66.1%를 차지한다. 반면 4인 가구는 같은 기간 23.9% 감소했다. 가족 규모가 작아지면서 아파트 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던 ‘국민평형’으로 불린 전용 84㎡에 대한 선호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청약 시장에서는 59㎡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일 단지 내 59㎡와 84㎡가 함께 분양된 곳에서 59㎡의 1순위 경쟁률이 더 높았던 단지 비율이 2022년 26.3%에서 올해 60.0%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전국 비교 대상 단지의 중위 경쟁률도 59㎡가 14.6대1로 84㎡(10.5대1)를 앞섰다. 59㎡ 경쟁률이 84㎡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59㎡ 경쟁률 우위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59㎡ 경쟁률이 더 높았던 단지 비율은 2022년 31.7%에서 올해 64.3%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방 역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수도권(64.3%)에 비해서는 낮은 50.0% 수준에 그쳤다.
59㎡ 아파트의 인기는 가격 부담 확대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59㎡와 84㎡의 평균 분양가격 격차는 2021년 1억2200만원에서 올해 2억3300만원으로 5년 사이 91% 늘었다. 여기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59㎡로 눈길을 돌렸다. 최근에는 59㎡ 평면 설계가 개선돼 수납 공간 확대, 드레스룸과 팬트리 도입 등이 이루어지면서 작은 면적의 단점도 보완되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도 세대별로 주택 면적 선호 차이가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2030세대의 평균 면적은 66.3㎡였고, 4050세대는 81.7㎡로 15㎡ 이상 차이가 났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 성창엽 회장은 “전세사기 영향으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주거비 부담이 큰 청년층이 진입장벽이 낮은 도심 소형 아파트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 감소가 곧바로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인구 규모 외에도 가구 수, 가족 구성, 주택 가격 등이 수요 변화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는 유지되고 있으며,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가구 구조에 맞게 주택 공급 기준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김학렬 소장은 “인프라가 밀집된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가구 구조와 시장 수요가 변한 만큼 다양한 면적의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