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용차를 타고 우리나라 여러 고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떤 고장에는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고장이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유별나게 찻길 옆에 비닐, 종이박스, 스티로폼, 캔, 과자봉지 등 각종 쓰레기가 너저분한 곳을 지날 때면 이 고장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 버린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타지 관광객들을 자기 고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는 고장이 늘어나는데도 가장 기본적인 손님맞이 준비는 소홀히 해 놓고, 손님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각종 축제를 벌이는 등 갖은 노력을 하는 짓은 속 빈 강정이 되기 쉽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듯이 많은 홍보비를 들여서 자기 고장의 명소나 특산물을 홍보하고 축제를 벌인다고 요란을 떨어대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이 지나가는 도로변에 쓰레기 전시장이 되어 있거나 바가지요금으로 찾아온 손님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 아무리 좋은 관광 홍보도 헛수고가 되고 만다. 그것은 얼마 전 수도권 근처의 수산물 상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 있었다.
상가 건물을 새로 신축하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는데도 몇몇 상인들이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익만을 생각한 나머지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운 결과, 그 상가 전체에게 피해가 마치게 된 사례이다. 소수 상인의 부도덕한 상행위가 전체 상가 상인들의 피해로 번져 모든 상가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방송보도를 본 적이 있었다.
이런 사례들은 우리 주위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맛집으로 소문이 나 손님이 들끓었던 유명한 음식 맛집이 초심을 잃어버리고 질 좋은 음식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손님의 건강을 해치는 질 나쁜 음식 재료를 사용하다가 그 사실이 밝혀져 손님의 발길이 끊긴 사례들을 우리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이웃 상인이나 앙심을 품은 사람이 맛집의 명성을 해치는 악성 소문을 퍼뜨려 잠시 피해를 본 사례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그 진위가 밝혀지게 되어 다시 원래대로 그 명성을 되찾아가게 되겠지만, 고객이 넘쳐나는 것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더 많은 이윤을 남기겠다는 불량한 마음으로 고객을 속인 맛집은 악덕 상인으로 낙인이 새겨져 결국에는 가게 문을 닫게 되는 사례들도 있다.
대개 이런 맛집들은 옛날에는 낡고 보잘것없는 허술한 집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깔끔하게 청소하고 손님을 맞이했다. 더러는 위생이 불량한 집들도 있었지만, 생활 수준이 올라가게 되자 위생이 불량하면 맛집이라 할지라도 그 옆에 그 맛집 음식을 파는 쾌적한 식당이 생겨 경쟁하게 되면서 손님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틈틈이 쾌적한 환경의 집을 고치거나 새 건물을 신축하여 맛집의 명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경쟁업체가 생겨나면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경쟁이 벌어진다. 불결하게 음식 쓰레기들이 손님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주방은 물론 집 주변의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손님들은 좀 더 쾌적하고 깨끗한 집을 찾기 때문이다.
하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자기 고장을 찾아오라고 홍보하고서 자기네 고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거리 주변이 쓰레기 전시장으로 인상을 찌푸리게 방치한 고장이 있다면, 그 고장 사람들의 옳지 못한 후진 된 생활 모습을 보고 혐오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무리 고장을 과대 홍보할지라도 그 고장을 찾는 사람에게 첫인상이 좋지 않게 각인되게 했다면, 그 고장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관은 좀처럼 바뀌지 않게 된다. 따라서 그 고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된다.
처음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텔레비전 방송 매체를 통해 자기 고장의 명소나 축제를 능동적으로 홍보하고, 특산물을 홍보한다고 하더라도 좋지 않은 선입관이 생겨난 사람들에게는 역효과가 생겨난다. 적극적인 홍보로 처음으로 이 고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해도 고장 사람들의 기초질서가 문란한 생활습성이 고쳐지지 않는 한 관광객들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놓았다고 했더라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또다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개연성이 클 것이다.
지역민들의 손님을 맞는 진심 어린 마음과 행동이 있을 때 길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생활 태도가 개선되는 것이다. 깨친 유리창의 법칙이 있듯이 몇몇 사람의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못된 습성으로 길거리에 쓰레기를 투척하거나 담배꽁초, 과자봉지 등을 함부로 버리는 습성이나 지나친 탐욕으로 모처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봉으로 대접한다고 느끼게 할 때 이들에게 자기 고장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각인시켜 다시 찾아오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관광회사가 관광객을 끌어오면 그에 상응한 교부금을 지급한다거나 관광객 모두에게 지역의 특산물을 선물하거나 지역 상품권을 주는 등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의 기초질서 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손님은 왕이라는 대접을 저버리고 맛집의 명성을 믿고 손님에게 불친절한 맛집은 결국 오래가지 못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리고 자기 고장의 명소나 특산품이 우수하다는 자만심으로 손님맞이를 소홀히 하는 고장이 있다면 모래성을 쌓는 결과가 되어 결국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생존을 위해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면 진심 어린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려는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70년대 가난에서 벗어나 모두 잘살아 보겠다고 새마을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새마을 운동은 ‘내 집 앞 내가 쓸기’ 운동을 벌였다. 모두 자기 집, 자기 마을, 자기 고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도록 기초질서 생활화 운동을 벌였다. 온 국민이 합심하여 내 집 앞 자기 마을 골목 청결 운동을 벌이는 잘살아 보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 오늘날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그때의 기초질서 의식은 실종이 되고 잘 사는 나라의 국민답지 않은 탐욕적인 행동과 쓰레기 버리는 못된 버릇이 되살아났다면 모래성을 쌓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작년에 일본 북해도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시골 관광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어디를 가나 쓰레기를 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 시골 도로의 모습과는 너무 딴판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어디를 가나 길거리에 비닐 조각, 스티로폼, 과자봉지, 담배꽁초 등이 버려진 곳이 많다. 일본은 기초질서가 생활화가 되어 있어 어디를 가나 쓰레기를 볼 수가 없다.
선진국의 정착된 기초생활 질서와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정착되지 못한 기초생활 질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이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초생활 습성을 문화 재생산해야 잘 사는 나라의 국격을 유지하는 길일 것이다. 하루빨리 길거리에 각종 쓰레기 전시장이 되지 않게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투척하여 도로변이 지저분하게 방치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후진 된 생활습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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