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년 이상 기업금융과 컨설팅 분야에서 활동해 온 윤정희 대표가 문화예술을 매개로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100여 명의 회원이 함께하는 ‘함성 인문학 힐링캠프’는 독서와 인문학 강연, 공연 관람, 미술 작품 후원, 여행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회원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있다.
단순한 친목 모임을 넘어 예술가와 대중이 함께 성장하고,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에게도 참여의 문을 열겠다는 것이 윤 대표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금융 현장에서 쌓은 경험, 문화예술의 가치로 이어지다
윤 대표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 학창 시절부터 시작됐다. 스쿨밴드에서 활동하며 노래와 작곡을 즐겼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기업금융과 컨설팅 업무에 집중하면서 예술과 거리를 두게 됐다.
오랜 시간 일에 몰두하던 그는 삶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공연장과 전시장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예술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예술 단체를 후원하면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실천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지인들과 공연과 전시를 함께 즐기는 모임이었다. 그러나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문화예술을 특정 사람들만의 취미로 남겨두기보다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구상이 구체화됐다. 이러한 취지에서 출발한 모임이 바로 ‘함성 인문학 힐링캠프’다.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처럼 문화예술을 통해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구성원 간의 유대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독서부터 여행까지…함께 나누는 일상의 문화
함성 인문학 힐링캠프는 독서 모임과 인문학 강연을 비롯해 다양한 정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대기업 VIP 라운지에서 모임을 진행하고, 버스를 이용해 지방의 미술축제와 국립생태원을 방문하는 등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나누는 활동도 이어졌다. 가을 소풍에는 5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회원 간의 소통을 중시하는 소모임 문화도 특징이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식 행사뿐 아니라 소규모로 만나 생각과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매월 만나 담소를 나눈다’는 뜻을 담은 ‘월담 인문학’은 이러한 취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와인 모임 역시 20회를 넘길 정도로 꾸준히 이어졌다. 이처럼 반복되는 만남은 단순한 문화생활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일상을 살피는 관계로 발전했다. 회원들이 서로의 경조사를 챙기는 등 공동체의 유대감도 쌓이고 있다. 윤 대표가 모임에 ‘힐링캠프’라는 이름을 붙인 데에는 사람들과 편안하게 대화하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삶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예술을 감상하는 데서 한 걸음 더…창작자를 응원하는 후원 활동
함성 인문학 힐링캠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가치는 문화예술 후원이다.
회원들은 갤러리 모임 등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의 그림을 직접 구매하며 창작 활동을 응원한다. 음악 아티스트들이 주요 행사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연결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소비하는 관객과 창작자가 분리된 관계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의 활동을 지지하며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운영은 최소한의 연회비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회원들이 문화예술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후원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여행 프로그램 역시 주요 활동 중 하나다. 학술위원장이 직접 답사한 장소를 중심으로 회원들과 여행을 진행하며, 지난해 유럽 조지아에 이어 올해에는 아프리카 모로코를 방문했다. 여러 문화예술 단체의 티켓 후원과 교류도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거주 회원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문화예술 단체와 협력하며 넓혀가는 연결망
윤 대표는 힐링캠프 내부 활동에만 머물지 않고 갤러리와 오케스트라, 미술·사진 분야 창작자 및 다양한 후원 모임과 교류하고 있다. 문화예술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창작자와 관객, 후원자 사이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서로의 활동을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이 더 많은 관객을 만나게 하고, 예술가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생각하는 리더십 역시 이러한 관점과 맞닿아 있다. 구성원들을 일방적으로 이끄는 것보다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 활동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오랜 금융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는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
윤 대표가 주목하는 사회적 문제 중 하나는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격차다. 경제적 여건이나 사회적 환경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의 범위가 달라지고, 은퇴 이후에는 외로움과 관계 단절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예술이 젊은 시절의 취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여러 단계에서 활력과 관계를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에서 인문학과 예술을 매개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동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함성 인문학 힐링캠프는 가능한 한 다양한 사람이 문화예술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한다. 오픈채팅방을 통해 참여의 문을 열어두고, 회원들이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나누는 방식으로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 윤정희 대표가 그리는 문화예술 플랫폼은 특정한 사람들만의 모임이 아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창작자를 응원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문화예술을 함께 즐기는 데서 출발해 창작자 후원과 사회적 연결로 영역을 넓혀가는 함성 인문학 힐링캠프의 행보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